“Photography becomes a way to encounter an illusion”
20.12.53-10.08.04 는 2004년 어머니의 갑작스런 죽음 이후 시작된 프로젝트로 어머니를 그리워하는 작가의 개인적인 내러티브를 가족 사진을 통해 전달합니다. 가족의 일상이 담긴 흑백사진과 빛 바랜 사진에는 어머니와 어머니를 응시하고 있는 현재의 작가의 모습이 등장합니다. 작가는 어머니가 살아 숨쉬던 여러 순간들과 조우하고자 당시의 분위기나 상황에 맞는 복장과 머리모양을 하고 그리움을 담은 표정으로 어머니를 바라보고 있습니다. 과거가 공유될 수도, 더 이상 함께 할 수도 없지만, 어머니의 흔적이 닮긴 사진 속에서 가상으로나마 시간을 공유하는 행위를 통해 어머니의 삶을 돌아보고 그 속에 함께 존재하고자 합니다. 작가는 어머니가 고개를 돌려 자신을 바라보길 기다리다 눈이 마주치면 어머니의 손을 잡고 사진 밖으로 또는 현실로 뛰쳐나오길 간절히 바랍니다. 그러나 그것이 불가능하다면 이를 받아들이고 사진 속에서나마 어머니 곁에 영원히 머물 것이라 말합니다. 리안갤러리는 이번 모이라 리치의 전시에서 시간의 재구성을 통해 타인의 삶을 공유하고 그 속에서 상실과 치유의 의미를 생산해내는 젊은 이탈리아 작가의 감성세계를 조명하는 자리에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사진과 비디오 분야에서 작업하는 모이라 리치는 이탈리아 토스카나의 오르베텔로에서 태어났으며, 밀란의 바우어 스쿨 오브 포토그래피 Bauer School of Photography 에서 사진을, 브레라 아카데미 Brera Academy 에서 멀티미디어와 비주얼 커뮤니케이션을 수학했습니다. 작품에서 주로 가족간의 관계와 정체성, 그리고 이러한 관계가 형성되는 친밀한 공간으로서 가정을 주제로 다루고 있습니다. 2000년 밀란의 현대사진미술관이 수여하는 리카도 페자 Riccardo Pezza 상의 첫 수상자이며, 2006년 밀란에서 첫 개인전을 가졌습니다. 국내에서는 최근 송은 아트 스페이스에서 기획한 이탈리아 젊은 작가 그룹전 “We Have Never Been Modern” 에 참여하였습니다. 작가는 현재 오르베텔로에 거주하며, 뉴욕을 비롯해 유럽 주요 도시에서 전시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리안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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